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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루나’ 권도형 체포영장 발부…앞으로 어떻게 되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가상화폐 ‘테라·루나’ USD(UST)’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면서 권 대표가 한국 땅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싱가포르에 체류 중인 권 대표에 대해 검찰은 인터폴 적색수배 등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권 대표가 해외 도피에 들어갈 경우 체포 시기가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1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수단(단장 단성한) 합수 1팀 및 금융조사 2부 소속 검사 5명으로 이뤄진 수사팀은 최근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 창립 멤버인 니콜라스 플라티아스, 직원 한모 씨 등 싱가폴에 체류중인 회사 관계자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

체포영장의 유효기간이 1년인 만큼 검찰은 여권 무효화, 인터폴 적색수배 등의 조치를 통해 이들의 신병을 확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이 무효화되면 권 대표는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싱가포르 당국의 강제 추방 대상이 된다.

권 대표에게 내려질 가능성이 큰 인터폴 적색수배는 중범죄 피의자에게 내리는 인터폴 수배 중 가장 강력한 조치다. 대표적으로 ‘1조원대 펀드사기’를 저지른 옵티머스자산운용 창업자 이혁진 전 대표, 회삿돈 횡령 등 혐의를 받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차남 유혁기에게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두 사람의 경우 적색수배 후에도 해외 도피가 이어져 신병 확보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코이니지 인터뷰 화면 갈무리]

현재 권 대표는 변호사를 선임하고 검찰 수사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가상화폐 전문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선 “그런(귀국) 결정을 내리기는 힘들다”며 검찰 대면조사에 응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검찰은 권 대표 등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린다. 검찰이 가상화폐인 테라·루나를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일종의 증권’ 자산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어서다. 검찰은 루나와 테라가 이익을 기대하고 공동사업에 금전을 투자해 그 결과에 따라 대가를 받는 형식인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권 대표는 해당 매체와 인터뷰에서 “한국 수사관들이 연락한 것이 없다”며 사기 혐의를 부인하기도 했다. 검찰은 권 대표를 비롯한 테라폼랩스 핵심 멤버들이 폭락 사태 직후 ‘테라 2.0’ 개발을 명분으로 사실상 도피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권 대표가 실제 공동사업을 수행하지도 않는 점 등으로 자본시장법 ‘사기적 부정거래’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최근 금융당국 입장을 듣고 가상자산 전문가들을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해 테라·루나의 증권성 여부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가상화폐 시가총액 세계 10위권에 올랐던 국내산 암호화폐 테라·루나 코인 사태는 지난 5월 루나 코인 가격이 99%가량 폭락하며 시작됐다. 이후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가 중단됐고, 권 대표는 “내 발명품이 모두에게 고통을 뒀다”며 자신의 실패를 인정했다.

지난 5월 투자자들은 권 대표를 사기와 유사 수신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이후 서울남부지검에 수사단이 꾸려졌고, 검찰은 지난 7월 테라폼랩스와 사실상 ‘한 몸’인 커널랩스, 가상자산을 판매한 가상화폐거래소 등까지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했다.